잘게 흔들리며 뻗어 올라 간 해송입니다.
요소요소의 곡점에 빠짐없이 가지가 붙어 있고, 발림도 참 좋은 소재입니다.
이 소재가 제게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작년 7월초에 한솔분재농원 카페에 소개된 이 녀석에게 반해서 제가 분양을 받게 되었죠.
봄에 분올림될 때까지 만나볼 수 없는 처지이기에
원장님께 카페에서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도록 청해 보기도 했는데,
워낙 바쁘신 상황이라서 그리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올 1월초의 어느 날 밤이였죠.
막 잠이 들어 있었는데, 원장님의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연유는 이렇습니다.
밭에서 소재작업을 하시는 과정에서 이 녀석을 발견하시고
평소와 같이 사진에 담아 무심코 그날 밤에 카페에 올리신 겁니다.
워낙 잘생긴 소재이기에 바로 어느 분께 분양이 되고 말았죠.
저는 그 것도 모르고 태평하게 잠을 자고 있고......
분양신청과 예약이 이루어지는 짧은 그 순간에
그 소재를 기억하고 계시던 어느 카페회원 한 분께서 이미 분양된 소재임을 전하게 되죠.
뒤늦게 제게 분양된 소재임을 깨닫게 되신 원장님은 요즘말로 맨탈이 붕괴되는 사태를 맞으신 겁니다.
신용과 정직을 운영방침으로 굳게 삼고 계신 당신이시기에
이 보다 더 큰 일은 없는 듯 싶으신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황당해 하시는 원장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다음 날 아침 해를 맞았습니다.
다행히도 착오로 분양을 받으신 회원께서는 본 사태를 잘 이해하시고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혹여,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며 대립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면 어찌 되었을 까요?
생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너른 마음으로 사태를 이해하시고 양보하여 주신 그 회원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웃지못할 사연을 안고 있는 분재소재인 만큼
만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멋진 분재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을 합니다.
잘 가꾸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