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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싸리(금로매)

중산(中山) 2018. 1. 1. 21:33

물싸리입니다.

얼마나 물을 좋아 했으면 이름조차 물싸리겠습니까?

 

분재생활 초창기에 소품분재에 빠져 있었지요.

인터넷 써핑을 통해 갖가지 자료를 찾아 헤매며 인터넷 분재판매 싸이트를 기웃거렸죠.

 

그 때 만난 분재가 물싸리(금로매)입니다.

멀리 제주도에서 공수되었지요.

 

물싸리는 음수라서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잘 적응하여 꽃도 많이 피웠습니다.

베란다에서 진노랑꽃을 함빡 피우며,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지요.

 

그러는 사이 저만의 별도의 분재하우스가 마련되고,

이 물싸리는 그 분재하우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데,

 

물싸리는 확실히 음수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내리 쬐는 햇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수세가 점점 약해 졌습니다.

아마, 물관리 부족도 한 몫 했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그래서 이 물싸리는 다시 아파트 베란다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죠.

 

그리고 어느 여름날,

저는 3박 4일의 비교적 긴 일정의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출장을 가면서 아내에게 하루에 한 번씩 물을 줄 것을 거듭 강조를 하면서 당부를 했죠.

해맑게 웃으면서 염려말라는 아내의 모습이 미더웠습니다.

 

마음 편히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파트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분재들이 풀이 죽어 있거나, 어떤 것은 이파리가 시커멓게 말라 있는 겁니다.

그 중에 물을 좋아하는 이 물싸리는 아예 잎이 말라 버스럭 거릴 정도였지요.

 

분노를 억 누르고 아내에게 어떤 방식으로 물을 주었는지를 물으니...

분무기로 잎에 물을 뿌렸다나 뭐라나....

 

평소 아침에 건조를 막기 위에 분무기로 엽수를 하는 저의 모습을 보았나 봅니다.

그리해도 충분히 수분이 공급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참았던 울분이 터져 나오고...

한 동안 집안이 씨끄러웠죠.

 

이해는 갑니다.

식물의 생육원리를 모르는 아내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행동이였을 겁니다.

더군다나 당시 직장을 다니는 아내의 처지에서는 아침의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덕분에 소품분재 여럿이 분에서 내려 갔고,

그 물싸리도 응급처방을 받았지만 결국 제 곁을 떠나 갔지요.

 

그 때가 2012년이 였으니, 6년 전의 일이군요.

그 이후로 물싸리에 대한 기억은 멀어져 갔지만, 노목을 연상하게 하는 목질과

병아리 같은 진노랑 꽃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최근에 금로매를 새로 들이고, 오늘 철사로 수형을 조정하여 보았지요.

   올 5, 6월이 되면 샛노란 꽃으로 유혹할 것입니다.

 

두 번째 이하의 사진은 사연 많은 그 금로매의

꽃이 핀 2010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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