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솔 씨 하나가 세월이 지나니 이렇게 멋진 소나무가 되네,
솔 씨가 비록 작으나 낙낙 장송이 거기에서 나오네.
용성스님이 하신 법문 중의 한 토막입니다. 당연한 진실 인데도 이것을 가슴으로 깨닫는데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내가 봉직 했던 학교 운동장 스텐드 위에 아름답고 운치 있는 소나무 10여 그루가 줄 지어 서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흑송 몇 그루는 매년 솔방울을 달았고 가을이면 솔방울에서 솔 씨를 쏟아내었 습니다. 이 씨앗들을 주워와 3년 연이어 파종 하여 떡잎이 돋아나자 뿌리 벋음을 좋게 하기 위하여 직근(直根)을 자르고 삽목 하여 300여 그루를 분재 소재로 키웠습니다. 이듬해에 한 포기씩 작은 화분에 옮겨 심고 키우면서 동호인들에게 대부분 나누어 주고 40여 그루만 지금까지 소품으로 키워 오고 있지만 분에서 키운 실생목(實生木) 이라면 사람들이 쉽게 믿으려 들지 않습니다. 삽수를 화분에 심어 키울 때 동호인들이 언제 커서 나무 되겠느냐 며 관심을 두지 않더니 이제 와서야 많이들 탐을 냅니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결코 빈 말이 아님을 깨닫게 하며 작지만 연륜이 더해 질 수록 노수 거목의 자태가 생기고 고태미를 더해가니 씨앗에서부터 키워온 노력이 한층 보람되고 분재 취미의 참 맛을 듬북 느끼게 해 줍니다.
어떤 글에서 "씨앗에서 부터 나무를 본다는 것은 오랜 기다림에서 오는 선의 희열을 약속하는 일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맛는 말입니다.
실생 30년생 키 ; 12센티
'분재 > 분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 산토리니의 부겐베리아 (0) | 2011.09.30 |
---|---|
[스크랩] ■ 소나무-(3) (0) | 2011.08.07 |
[스크랩] ■ 소나무 소품 분재(6) (0) | 2011.08.07 |
[스크랩] ■ 소나무 분재 1호의 추억 (0) | 2011.08.07 |
[스크랩] ■ 우리 분재 고전-2 (0) | 2011.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