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을 잘 인내하고
푸른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는 분재들입니다.
분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인위적인 축소지향의 분재행위를 혐오하기도 하지요.
마당의 나무를 정원수로 가꾸고자 가위와 톱을 대고, 철사로 가지를 유인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것는
땅에 있는 나무를 가꾸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재의 경우 나무를 작은 분안에 가두어 두고 축약하는 과정에서 가혹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분재인의 미적 관점에서 벗어나는 줄기와 가지는 잘릴 수 있고,
원하는 방향에서 벗어난 부분은 철사로 유인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무들이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잘못된 관리로 인하여 나무가 운명을 달리한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나무들도 인간의 체질과 같이 수종 및 수세에 따라 생육환경이 천차만별이지요.
이에 따른 용토 및 거름의 선택, 물주기의 주기, 채광관리, 전정과 분갈이 시기, 월동대책 등을 달리해야 하고,
나무의 생리를 외면한 무리한 개작으로 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나무의 생리를 이해하고, 건강함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뿌리를 갱신하여 준다면
자연계의 어느 나무보다도 분재는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터득한 미적 요소를 분재에 입히고, 나무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분재를 관리한다면
분재는 반려목으로서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봄기운으로 충만한 분재하우스 한 가운데에서 분재들을 바라보며,
망망한 분재의 바다에서 방황의 꼬리를 놓지 못하고 있는
어느 분재인의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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