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中山)분재원

분재와 함께 살아가는 기쁨

나의 정원/분재하우스 103

생동하는 분재하우스

암울한 겨울 동안 죽은 듯이 잠자고 있던 분재들이 기지개를 켭니다. 활엽수들은 연초록 여린 잎을 펼치며 따뜻한 봄 햇살을 마음껏 들이 마시고, 소나무들은 싱싱한 신초를 길게 뽑아내고 있네요. 작은 분안에 뿌리를 서려두고 매서운 강추위를 이겨낸 이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일부 사기분은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여 동파가 되는데, 그 곳에 자리를 튼 분재는 의연하게 겨울을 이겨내고 생명력을 발산합니다. 이제 점점 강렬해 지는 햇살을 받으며, 강건한 진녹색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분재가 만들어 가는 생태계

가을의 초입에서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는 분재들입니다. 분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인위적인 축소지향의 분재행위를 혐오하기도 하지요. 마당의 나무를 정원수로 가꾸고자 가위와 톱을 대고, 철사로 가지를 유인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것는 땅에 있는 나무를 가꾸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재의 경우 나무를 작은 분안에 가두어 두고 축약하는 과정에서 가혹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분재인의 미적 관점에서 벗어나는 줄기와 가지는 잘릴 수 있고, 원하는 방향에서 벗어난 부분은 철사로 유인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무들이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잘못된 관리로 인하여 나무가 운명을 달리한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나무들도 인간의 체질과 같이 수종 및 수세에 따라..

밤에 보는 소나무분재

늦은 밤에 물을 주고 바라본 소나무들입니다. 칠흑같은 외부의 어둠속에서 전등불 아래에 있는 분재들은 이채롭습니다. 조도가 낮은 전등불은 나무들의 단점을 가려주고, 나뭇잎의 색감을 더욱 짙게 보이게 하지요. 따라서, 밤에 보는 분재들은 낮에 보는 그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분재하우스의 밤을 기다리는 이유지요.

밀집모자에 둥지를 튼 딱새

일전에 분재작업을 마치고 손을 닦으려고 걸려있는 수건을 들었는데, 새 한 마리가 그 곳에서 황급히 날아가는 것을 보았지요. 그 곳은 수건과 작업복, 밀집모자가 걸려 있는 곳인데, 밀집모자 안을 살펴보니 작은 새알 다섯 개가 있었습니다. 어미새를 얼핏 보았을 때, 녀석은 딱새 같았습니다. 분재하우스 안이 비바람을 막아주고 아늑한 곳이라 알을 부화하는데 적지라고 판단했나 봅니다. 오늘 자세히 살펴보니, 어미새가 벌레를 물고 왕래하는 것을 보아서는 알이 부화를 하여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간섭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부디, 새끼들을 잘 키워서 이소를 하기 바래 봅니다.